리더십 팀 앙상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한 정렬의 과정

인재관리의 성패를 가르는 ‘이것’

리더십 다면진단 실시를 앞두고 조직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CEO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CEO는 리더의 인재관리 역량 측정을 다면진단에 반드시 포함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하였다. 리더라면 시장에서 뛰어난 인재가 누구인지 기민하게 파악하여 우수 인재는 영입하고 부적합한 인력은 퇴출시켜 인적 자원의 수준을 높게 유지해야 하는데, 리더들이 이러한 책무를 전혀 인지하고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직의 인재관리를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핵심적이지만 이것이 HR만의 업무라고 생각하는 리더들이 여전히 많다. 리더들은 인재관리에 관심이 없는걸까, 관심을 기울일 시간이 없는 것일까? 중간 관리자의 인재관리 인식을 조사한 연구를 소개한다.

리더들의 인재관리 유형

경영학자인 슈테판 유스와 연구자들은 중간관리자의 인재관리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147개의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리더들의 인재관리 유형은 전략적 깊이와 영향 범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방관자(The Bystander)
방관자는 조직의 인재관리 전략에 무관심하고 참여하지 않는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팀에만 집중할 뿐 인재 발굴 및 개발, 인재 파이프라인 구축과 같은 보다 광범위한 관점의 인재관리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이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로 연구자들은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이들은 성과 평가와 관련된 활동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성과 내기도 바쁜데 인재관리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둘째, 인재관리를 위한 자원 부족이다. 인재관리에 대한 지식과 스킬이 부족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등의 지원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셋째, 인재관리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 여겼다. 즉, HR의 일인데 왜 내가 신경 써야 하느냐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방관자들의 이러한 태도가 직원몰입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이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조직 인재관리에 대한 그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인해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크게 약화시키고 승계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호자(The Protector)
보호자 유형은 인재의 가치를 알고 육성에도 힘쓰지만, 그들을 자신의 팀 안에만 가둬두려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이 공들여 키운 인재가 다른 부서로 옮겨가면 손해라고 느끼고, 이로 인해 팀의 역량이 떨어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보호자들이 직원의 이직보다 부서 이동을 더 두려워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호자들은 직원의 경력을 정체시켜 성장 기회 부족으로 인한 불만을 초래”하고, 그들의 방어적인 인재관리 방식이 “역동적인 스킬 매칭에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조직의 변화 적응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다른 부서가 전략 실행을 위해 데이터 인재를 찾을 때, 보호자는 관련 인재가 자신의 팀에 있어도 빼앗길까 우려해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이런 자기 보호적 행동은 팀의 안정성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조직 전체의 역량에는 걸림돌이 된다.

연결자(The Connector)
연결자는 직무 순환이나 부서 이동에 열린 입장을 취하나 조직의 인재관리 전략에는 크게 헌신하지 않는다. 부서 간 경계를 넘나드는 업무를 자주 수행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인재 발굴, 개발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연결자들의 이러한 태도로 인해 리더의 인재관리 방식과 조직의 인재관리 방식 간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것은 부적합한 인재 배치, 성과 저하, 비효율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선장(Captain)
선장 유형은 스스로를 미래 리더를 육성하는 ‘청지기(steward)’라 여기고 조직의 인재관리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연구자들은 이들이 “조직을 내부 인재 시장으로 보며, 인재 이동, 개발, 유지가 장기적으로 직원과 조직 모두에 이익이 되도록 육성한다”고 설명한다.

연구자들은 선장형 리더들이 인재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조직이 기민하게 사업을 운영하도록 돕지만, 이러한 행동이 다른 조직으로 하여금 인재 빼가기로 느껴지지 않도록 평소 이해관계자들과 신뢰 관계를 잘 구축해 놓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선장형 리더를 육성하는 방법

조직의 인재관리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에 더 많은 선장 유형의 리더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선장형 리더를 육성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다섯 가지를 제안하다.

1. 사업과 인재 전략 일치
아무리 좋은 전략을 수립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을 구성원들이 모르거나 전략을 실행할 역량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연구자들은 연계(alignment)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 전략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명확히 하는 것이 선장형 리더 육성의 첫 단계라고 말한다. 이들은 HR과 사업부 리더들이 함께 모여 미래 스킬을 논의하는 역량 연계 워크숍을 통해 내부 충원 역량이 25% 향상된 사례를 소개하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역량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수립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2. 인재관리 공동 설계
HR과 사업부 리더가 미래 스킬을 함께 모색한 위의 사례와 같이 HR과 리더들이 인재 전략을 함께 설계할 때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리더들이 인재관리 과제 도출에 참여하면 그것을 HR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로 느끼기 쉽다. 또한 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상황에 부합하는 방안이 도출되어 실행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자들은 리더들이 인재관리 계획을 제안하고, 채택 시 실행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 사례를 소개하며, 리더들의 참여가 조직의 인재관리 전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3. 접근 방식과 자원에 대한 명확한 소통
리더들이 인재관리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연구자들은 “회사의 인재 철학, 우선순위, 활용 가능한 자원(교육 프로그램, 분석 툴 등)을 리더들에게 명확하고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디지털 플랫폼, 커뮤니티 등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일례로 영국의 한 컨설팅 회사에서는 인재 검색 플랫폼을 개발하여 리더들에게 핵심 인재 분석, 개발 지원, 승계 계획 도구 등 실시간 인사이트를 제공하였는데, 그것이 조직의 인재관리 방식에 대한 투명성과 몰입을 높여 더 많은 내부 승진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4. 인재관리를 리더의 핵심 역할로 정의
연구자들은 리더들에게 “인재관리에 신경써 주세요” 식의 모호하고 권장사항인 것처럼 표현하지 말고 “후계자 발굴, 교육·코칭·멘토링을 통한 인재 개발, 내부 시장에서의 해당 인재 배치”와 같이 구체적으로 기대를 전달하고, 이것이 일상적인 행동에 실행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기업에서는 우수 인재 발굴을 위해 정기적으로 인재 평가 회의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도는 “우수 인재를 발굴하세요”라는 말보다 훨씬 강력하게 리더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관련 행동을 촉진하게 된다.

5. 우수 인재관리 리더 보상
앞서 방관자형 리더는 성과 평가와 관련된 활동에만 치중하고, 평가 대상이 되지 않는 인재관리는 소홀히 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조직원들은 평가되지 않으면 이를 자신의 책무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리더로부터 적극적인 인재관리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이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인재 유지율, 몰입도 점수, 승계 계획 노력, 내부 이동성, 학습 및 개발 활동” 등을 KPI로 설정하여 인재관리를 리더의 책무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적절한 보상을 통해 인재관리에 대한 중요도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다고 제안한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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