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팀 앙상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한 정렬의 과정

신임 리더의 세 가지 착각 – 1부

리더의 역할 적응을 연구한 존 가바로(John J. Gabarro)에 의하면 리더가 일련의 학습 과정을 거쳐 새로운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기까지 2~2.5년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역할 적응에 소요된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고, 승진한 모든 리더가 역할 전환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었다. 리더로 기능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능숙해지기 보다는 적극적인 학습과 행동이 성공적인 리더 역할 전환에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누구는 빠르게 역할 전환에 성공하고 다른 누구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걸까? 리더 역할 전환을 가로막는 리더십에 대한 신임 리더들의 오해를 살펴보자.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

팀장이 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한 리더는 팀장이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 이전 팀장님 보면 딱히 하는 일도 없는 것 같고, 지금과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되보니까 완전 다르네요.”라며 우왕좌왕했던 자신의 팀장 입성기를 털어놓았다. 예비 리더들에게 ‘리더가 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실무를 오래 해서 일도 다 알고, 특별히 걱정되는 건 없다”, “이미 팀장처럼 일하고 있어서..” 등 팀장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현재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팀장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직책이 달라지는 것을 넘어, 행동적, 심리적, 관계적 측면에서 총체적인 변화가 수반된다.

행동적 변화라는 것은 업무 활동과 책임 범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 기여자의 책임은 자신의 업무에 국한되기 때문에 성과는 자신의 수행에 달려 있다. 반면, 리더는 팀 성과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그것의 달성은 구성원들의 수행에 달려 있다. 즉, 팀의 성과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얼마나 잘 하느냐’, ‘자신이 다른 사람들(상사, 유관 부서, 구성원 등)에게 영향력을 얼마나 잘 발휘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프로젝트를 많이 따오고, 명확한 비전과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구성원들을 이에 동참시키지 못하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개인 기여자일 때에는 팀이 자신의 직무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합하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면 된다. 그러나 팀장은 조직 전략과 일치하는 팀 목표를 설정하고, 팀 목표 달성을 위해 각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기대 결과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 대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진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면 부서 간 조율이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문제를 적시에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단기 성과관리에 그치지 않고, 팀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즉 성과 창출에 필요한 역할·직무, 스킬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인재 선발과 역량 개발을 통해 팀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도 팀장의 책무이다. 신임 리더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자신이 더 열심히’ 한다면 팀 성과가 잘 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코치다. 자신이 직접 뛰어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판을 짜고 지원하는 것이 진짜 역할이라는 것이다.

관계적 변화는 사회적 네트워크와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 기여자일 때에는 팀 내 구성원과 협업 관계에 있는 일부 유관 부서의 동료와 주로 관계를 맺게 된다. 상호작용의 내용 또한 정보 공유, 조언, 심리적 지지 등 상호 지원에 맞추어져 있다. 반면, 리더가 되면 네트워크는 확장되고, 기존의 관계 양식도 달라진다.

심리적 변화는 가치, 사고방식 등 자기 개념과 정체성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리더 역할 전환을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정의 변화가 핵심적이다. 정체성의 변화 없이는 앞서 설명한 행동적 변화, 관계적 변화가 원활하게 이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더가 된 후 ‘빠른 산출물을 위해서는 내가 업무를 처리하는 게 나은데, 왜 부족한 팀원에게 업무를 맡기고 가르쳐야 하지?’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역할 전환은 성공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부서 간 업무 협조는 당연한 건데 왜 내가 그들을 설득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고수한다면 직책은 리더일지언정 진정한 리더가 되기 어렵다. 새로운 역할에 따른 기대를 받아들이고 이에 부합하려고 할 때 비로소 행동적, 관계적 변화도 가능해진다.

대체로 초임 리더들은 팀 성과 창출에 대한 책임이나 업무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을 예상하고, 그에 필요한 스킬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구성원 육성, 네트워크 구축과 같이 관계적 변화와 관련된 스킬 개발은 그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더 나아가 정체성 변화의 필요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팀장되니까 팀원들 근태관리해라, 코칭해라, 원온원해라… 회사에서 일만 하고 싶은데 제가 다른 사람들 뒤치닥거리까지 해야 하나요?” 라며 조직관리에 대한 책임을 버거워하며 자신의 역할을 업무관리로 국한하기를 바란다. 유사하게,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에 대해 “저는 사내 정치같은 거 싫어해요”라며 유관 부서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조정과 협상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처럼 역할 변화에 따른 정체성 재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리더로서 경험이 쌓여도 리더십이 함께 성장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들이 정체성 변화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더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또 다른 오해는 다음 글에서 소개한다.

양민경
양민경
HR블레틴 대표 · 조직심리학 기반 리더십 설계 전문가. 조직이 스스로 변화하고 작동하도록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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