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교육에서 만난 한 팀장은 바람직한 리더 모습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을 꺼내놓았다. 자신은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가 되고 싶지만 그의 상사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상사는 그에게 “팀원들을 확 휘어잡고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시켜야지, 그런 식으로 끌려다니면 안돼”라며 일침을 놓으며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못마땅해했다. 팀장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이기 위한 자신의 행동들이 상사에게는 그저 ‘물렁한 팀장’으로 비춰진 것 같아 속상했다. 거기다 상사에게 유능한 팀장으로 인정받으려면 자신이 비효과적으로 여겼던 지시적인 리더가 되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서번트 리더십은 성과를 높일까?
직원들의 성장을 우선시하고, 정서적 지원과 피드백을 제공하며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중요시하는 것은 서번트 리더십의 주요 특성이다. 수용적이고 지원적인 조직 분위기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이 긍정적인 조직 분위기를 조성할지 몰라도 성과 창출에는 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서번트 리더십의 효과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한 연구팀이 이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나섰다.
연구팀은 1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서번트 리더십, 조직 풍토, 재무 성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서번트 리더십은 학습, 자기개선, 협력, 노력을 중시하는 숙달 풍토와 높은 관련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숙달 풍토는 신입사원의 적응을 돕거나 동료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과 같은 자발적 도움 행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리더와 HR 담당자는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이라면 성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이러한 기대와 일치하지 않았다. 서번트 리더십이 재무 성과에 직접 기여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서번트 리더십은 경쟁, 목표 달성, 성과 비교를 강조하는 성과 풍토를 약화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 풍토의 약화가 재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하나의 좋은 리더십은 없다
리더의 성공은 역설적 기대들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리더는 명확한 지시와 진행 상황 점검으로 성과를 창출해야 하지만, 동시에 구성원의 욕구를 헤아리고 적절한 지원을 통해 그들을 성장시켜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으로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로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도 요구된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이 선호하는 리더십을 정답으로 여기고, 다른 접근은 쉽게 틀린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앞의 사례에서 팀장의 상사가 지원적 리더십을 ‘물렁한’ 것으로 본 것처럼, 팀장이 지시적 리더십을 비효과적으로 여긴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접근만 실행하게 하고 반대편에 있는 행동은 배척하게 만든다.
그러나 효과적인 리더십은 어느 한 가지로 고정된 것이 아니다. 리더를 향한 대립적인 기대를 잘 통합하고, 특정 리더십이 가진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그 이면의 약점을 의식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의 성장과 협력을 강조하는 리더십이 성과 풍토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의식적으로 성과 기준과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성과와 경쟁을 강조하는 리더십 역시 구성원의 학습과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팀원의 성장과 상호 지원을 의식적으로 독려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