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팀 앙상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한 정렬의 과정

신임 리더의 세 가지 착각 – 3부

가바로의 연구에 따르면, 신임 리더의 역할 전환 성패는 업무 관계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승계에 실패한 관리자들은 모두 상사와 빈약한 업무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구성원과 동료들 사이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다. 이들은 경쟁심, 목표에 대한 불일치, 효과적 성과에 대한 인식 차이, 업무 스타일 충돌 등으로 인해 상사, 동료, 구성원들과 불화를 겪었고, 결국 리더로서 자리 잡지 못했다.

리더가 되면 사회적 관계의 범위가 넓어지고,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역할 수행에서 매우 중요해진다. 안타깝게도 신임 리더들은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리더의 역할을 물어보면, 주로 ‘팀 성과 창출’을 꼽으며 성과에 대한 책임감을 표현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상사의 지원을 얻어야 하고 유관 부서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구성원들이 자신을 따르게 해야 한다. 신임 리더들은 바로 이것을 잘 모르거나 그 중요성을 과소평가한다.

리더십 교육을 진행할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리더가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 요즘은 다들 리더 되기를 싫어한다고 알고 있지만, 막상 물어보면 “그래도 회사에서 저를 높게 평가하고 맡겨준 것이니까, 인정받는 느낌이 들죠”, “두려움도 있지만 기대도 되었어요”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팀원 시절 겪었던 한계와 제약에서 벗어나 리더에게 부여된 권한을 바탕으로 팀을 혁신하려는 의지도 내보인다.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체계를 정비하여 ‘일 잘하고, 성과도 잘 내는’ 유능한 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새로운 업무 관리 기법을 도입하거나 더 많은 프로젝트를 따오는 데 집중한다.

그런데 이 과정 안에 구성원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을 동참시키지 못한 혁신은 동력을 얻기 힘들고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 혁신을 실행하는 주체가 바로 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프로세스 개선 계획이 제아무리 훌륭할지라도 구성원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추진된다면 실행이 더디다. 또한 기존 방식과 새로운 방식 사이에서 혼란만 커진다. 마찬가지로 리더인 자신이 팀 성과를 위해 ‘뼈를 갈아’ 프로젝트를 따왔다고 해도 사전에 구성원과 충분히 목표 의식을 공유하지 못했다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 한 팀장은 이에 대해 이처럼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팀 성과를 위해 팀원일 때보다 몇 배의 노력을 들여 프로젝트를 따왔는데 팀원들이 따라 주지를 않는다. … 나는 팀을 위해서 헌신한 건데, 팀원들은 나를 자신의 업적 세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더라.”

이처럼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일이 흘러가면, 리더는 답답해하기 시작한다. 팀원들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토로한다. 내 아이디어대로 일단 해보면 이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텐데, 팀원들이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답답함은 이내 “도대체가 말을 들어먹질 않는다”, “최소한으로만 일하려고 한다” 등 팀원을 향한 미움으로 바뀐다.

이러한 패턴은 상사,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초임 리더들은 “나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상사가 충원, 프로젝트 승인 등 팀 성과를 위한 지원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품는다. 또한 유관 부서가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이게 다 회사 성과를 위한 건데 유관 부서들이 협조를 안 한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우리 회사는 OO 부서 때문에 될 일도 안 돼요” 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상사, 동료, 구성원을 향한 적개심에 오히려 자신이 고립되고, 애초에 자신이 목표한 ‘유능한 팀 만들기’와 더 멀어지게 만든다.

리더의 외로움이 업무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업무와 관련된 이슈를 생각하면 긴장된다, 짜증 난다, 스트레스받는다” 등 자신의 상황에 대해 감정 중심적으로 곱씹는 리더일수록 그다음 날 구성원들에게 덜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외로움은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부나 부정적 반응을 마주하면 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기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불만스럽게 반응하겠지?’ ‘이 업무를 시키면, 제가요? 하며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않겠지?’ 상대의 반응을 이렇게 예상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상호작용 과정에서 긴장, 불안, 불신을 품고 그 사람을 대하게 된다. 더불어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접촉 자체도 피하게 된다. 그런데 리더의 이러한 태도는 구성원들이 리더의 역량을 저평가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상사와 동료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확인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때 부정적인 신호는 긍정적인 신호보다 더 강하게 주의를 끈다. 그래서 자신은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잘 숨겼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은 태도나 분위기의 미묘한 차이를 통해 이를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적개심은 사람들을 자신의 지원군으로 만들 기회를 빼앗는다. 이는 정보, 지원, 협조 등 리더에게 필요한 자원의 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면 적개심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소개한 리더의 외로움 연구로 돌아가 보자. 일터에서 외로움을 느낄 때 “나의 업무 수행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내일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와 같이 업무 중심적으로 성찰하는 리더들은 그다음 날 구성원들을 더욱 돕고, 자신도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들의 반응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바라보는 리더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 결과 자신 또한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상사, 동료, 구성원이 자신을 지지해 주지 않을 때 미운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들 또한 각자의 직무에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악의적으로 당신의 진전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행동할 때는 ‘왜 안 하지?’라고 속으로 묻기보다는 ‘할 수 없게 만드는 어려움이 무엇일까?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런 태도가 있어야 자신을 미움이나 고립감에서 지켜내고, 주요 이해관계자를 ‘적’이 아닌 ‘협력자’로 만들 수 있다.

신임 리더의 세 가지 착각 – 1부

신임 리더의 세 가지 착각 – 2부

양민경
양민경
HR블레틴 대표 · 조직심리학 기반 리더십 설계 전문가. 조직이 스스로 변화하고 작동하도록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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