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팀 앙상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기 위한 정렬의 과정

신임 팀장들이 뒤늦게 깨닫는 것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팀장으로 부임한 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고백하는 팀장들이 많다. 이들의 시행착오는 대부분 팀장 역할을 실무자의 연장선에서 이해한 데서 시작된다. 한 팀장은 팀장답게 일하려면 모든 일을 직접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팀원의 불만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팀장답다는 것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을 참여시키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또 다른 팀장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팀장이 된 초기 1년간 팀장 회의에 참여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당시 그에게 팀장 회의는 ‘남의 부서 업무 현황을 듣는 시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팀장에게 부서 간 협업과 조율이 중요한 역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회의의 의미도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팀장 회의는 각 부서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협업이나 조정이 필요한 지점을 파악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한동안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되었다.

팀장이 되기 전에는 팀장 역할을 단지 하던 일에서 업무 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막상 그 자리에 서면 예상보다 큰 변화에 혼란을 겪게 된다. 조직 구성원의 역할 적응을 연구한 블레이크 애쉬포스는 조직 변화가 해빙-변화-재결빙의 과정을 거치듯, 역할 전환 역시 세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한다. 이전 역할에서 빠져나와 실무자도 리더도 아닌 모호한 상태에서 혼란을 겪은 뒤에야 새로운 정체성과 행동 양식을 구축해가는 총체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임 리더는 행동·관계·심리 세 차원에서 변화를 겪게 된다.

행동적 변화

행동적 변화란 업무 활동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 기여자의 책임은 자신의 업무에 국한되기 때문에 성과는 자신의 수행에 달려 있다. 반면 팀장은 팀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며, 그 성과의 달성은 팀원들의 수행에 달려 있다. 즉, 팀의 성과는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보다 ‘상사, 유관 부서, 팀원 등 이해관계자에게 영향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발휘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문제는 많은 신임 팀장들이 새로운 역할에 필요한 행동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팀장 자리에 오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팀장에게 필요한 행동이 아니라 개인 기여자일 때 효과적이었던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리더 역할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팀과 리더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여전히 유효한 것은 무엇인지, 버려야 할 것과 새롭게 개발해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자신의 스킬을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리더 역할에 맞게 자신의 역량을 재구성해야 한다.

관계적 변화

관계적 변화란 사회적 네트워크와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 기여자일 때는 팀 내 구성원이나 협업 관계에 있는 유관 부서의 일부 동료와 주로 교류한다. 반면 팀장이 되면 네트워크는 확장되고, 기존의 관계 양식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팀장-팀원 사이는 과거에는 동료로서 수평적이었지만, 리더가 되면 수직적인 관계로 전환된다. 과거에 동료였던 팀원을 인사 평가하고, 그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명확히 전달하며, 성장을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팀의 과제를 추진하려면 상사의 승인과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상사와의 관계 또한 이전보다 더 중요해진다. 예산을 확보하려면 재무팀의 협조가 필요하고, 충원이나 역량 개발 등 인재 관련 고민을 해결하려면 인사팀의 도움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리더가 된 후 겪을 관계적 변화에 대비하려면, 새로운 역할에서 덜 중요해진 사람은 누구이고 더 중요해진 사람은 누구인지,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답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에 필요한 관계를 의식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심리적 변화

심리적 변화는 가치, 사고방식 등 자기 개념과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리더 역할 전환을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정의가 바뀌어야 한다. 정체성이 달라지지 않으면 앞서 설명한 행동적 변화와 관계적 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체성 변화에는 ‘나는 더 이상 OO담당자가 아니야’처럼 의도적으로 이전 정체성과 거리를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역할에 대한 자신과 상사, 팀원의 기대를 바탕으로 리더상을 세우는 것 또한 새로운 정체성 구축에 효과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는 어떤 모습인가?’, ‘상사와 팀원은 내 직책에 무엇을 기대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는 리더가 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리더상을 구체화할 수 있다.

물론 리더상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정체성은 생각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실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형성된다. 따라서 조직 안팎의 리더들을 관찰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배우고, 새로운 행동을 실험해 보아야 한다. 그런 시도와 학습을 거치며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리더십을 갖춰 갈 수 있다.

양민경
양민경
HR블레틴 대표 · 조직심리학 기반 리더십 설계 전문가. 조직이 스스로 변화하고 작동하도록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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